낙동강 굽이쳐 흐르는 경북 상주에서 열리고 있는 2010 상주오픈 남녀 단식 1회전이 모두 치러지면서 32강이 확정되었다.
지도자에서 선수로 복귀한 정희석(충남도청)이 지난주 안동오픈에서도 8강에 진출하며 주위를 놀라게 했는데 상주오픈에서도 유성혁(현대해상)을 맞아 6-3, 1-6, 10-8로 승리를 거두고 32강에 진출했다.
서른다섯 정희석과 동갑내기로 플레잉코치인 정성윤(경산시청)도 첫 세트를 6-0으로 이기고 2세트에 양의열(안동시청)에게 기권승을 거두었고, 서른둘 이철희(성남시청)도 6-4, 6-4로 임성현(안성시청)을 접전 끝에 물리치고 32강에 진출했다.
안동오픈에서도 별반 차이가 없었지만 이어지는 상주오픈에서도 남자단식 대진표를 들여다보면 1회전 6경기에서 기권이 나왔다.
어쩔 수 없이 선수보호라는 명분아래 내려진 결정이겠지만 현재 상주오픈 1회전에서는 세트올이 되면 파이널세트는 10포인트 매치타이브레이크로 변경해서 경기를 진행하고 있는데 과연 이렇게 까지 해야 하느냐?
24일 상주지역 최고온도가 31℃를 기록했는데 5세트 경기로 치러지는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을 돌이켜보면 연일 40℃를 웃돈다는 보도가 나오지만 대부분의 경기를 정상적으로 치러냈었다.
한국 테니스 간판이었던 이형택(이형택재단.이사장)이 언제나 빠짐없이 강조하는 체력, 요즘 국내 테니스계에서 너 나 할 것 없이 체력의 중요성이 화두이고 선수들도 귀에 따갑도록 듣는 얘기이다. 그만큼 중요한 것이고 기본적인 것이다.
1회전 경기를 막 끝내고 나오던 서른다섯 정희석도 "이겨서 좋은 데 경기를 하면 힘들다. 요즘 후배들 멘탈이 문제다. 코트에서 보면 기본적인 체력과 정신력이 안 되는 선수들이 눈에 띤다."며 일침을 가했다.
안동오픈 대회장에서 만났던 노갑택(명지대)감독도 "예전에 데이비스컵 원정경기를 뉴질랜드로 갔을 때 김봉수형이랑 4시간 20분 동안 5세트 연습경기를 했다. 그 당시에는 체력은 기본이었다. 연습경기도 5세트로 실전과 같이 연습을 하였다. 지금 선수들이 너무 약하다. 날씨 탓이라기보다는 준비가 안 되어 있는 것이다."라며 선수들의 자기관리를 꼬집었다.
지난주 안동오픈에서 단, 복식 모두 아쉬운 준우승을 차지했던 권오희(안동시청)는 13일 날 저녁에 먹은 생선회 때문에 배탈이 나서 밤새 잠도 못자고 고생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다음 날 그 몸으로 단식 준결승전에서 승리를 거두고 결승에 올랐고 복식에서는 아쉽게 패했다. 몸무게도 4Kg이나 빠졌다고 한다.
결승전때는 더욱 상태가 안 좋았다. 필자가 볼 때도 보기 미안할 정도로 안색이 핼쑥했지만 그는 경기장을 찾은 고향 팬들을 위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했다.
생각하기 나름이지만 어떻게 보면 참 미련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상태에서 그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줬고 대회장에 있던 많은 관중들도 필자도 그의 상태를 알고 있기에 다들 안쓰러워했고 몇몇 사람들은 걱정속에서 이제 그만해도 된다라는 말까지 나왔다.
서른셋 권오희 올 시즌 국내대회와 국제대회인 4차에 걸친 한국퓨처스시리즈를 모두 소화했다. 물론 서귀포 퓨처스를 제외한 3개의 퓨처스에서는 예선을 통과해 본선을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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