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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0-08-24 14:23

자원봉사 나선 테니스 스타의 딸

글쓴이 : 이동권

1980년대와 1990년대 초반에 걸쳐 한국 테니스의 간판이었던 노갑택 명지대 체육과 교수 겸 감독
사진=테니스코리아

[청소년올림픽] 자원봉사 나선 테니스 스타의 딸

제1회 청소년올림픽에 참가한 한국선수단을 돕는 자원봉사자는 총 8명이다. 자원봉사자들은 102명에 이르는 한국선수단의 통역을 대행하고 일정을 챙기고, 물품 구매도 돕는 등 허드레 일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이 중 유독 쾌활하고 밝은 목소리의 유학생 자원봉사자가 한국선수단의 인기를 끌고 있다.

싱가포르 인터내셔널 컬리지에서 영국 대학 편입학 절차인 BTEC/HND 과정을 밟고 있는 노선영(21)씨다.

노씨는 1980년대와 1990년대 초반에 걸쳐 한국 테니스의 간판이었던 노갑택 명지대 체육과 교수 겸 감독의 큰 딸이다.

노선영씨는 일찌감치 유학을 떠나 중학교 과정을 중국에서 마쳤고 고등학교부터는 싱가포르에서 공부하고 있다.

중국어와 영어에 모두 능통한 재원이다.

테니스 선수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린시절부터 스포츠에 관심이 많았다는 노씨는 올 초 인터넷에서 청소년올림픽 자원봉사자 모집 공고를 접한 뒤 망설이지 않고 지원했다고 한다.

"아빠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적극 추천했다"고 한다.

노선영씨는 싱가포르 청소년올림픽 조직위원회에 당연히 한국선수단 지원업무를 자원했다.

"아빠가 뛰었던 국가대표 선수들의 생활을 가까이 지켜보고 싶었다"고 밝힌 노씨는 "한국선수단과 같이 일할 수 있다는 자체가 정말 기뻤다"고 미소를 지었다.

사실 노씨도 초등학교 시절에는 운동선수가 되고 싶은 꿈도 있었다고 전했다.

"아빠와 엄마가 모두 운동선수 출신이라 친구들은 피아노와 발레를 배웠지만 나는 테니스 라켓부터 잡았고 육상부에서도 활동했다"고 밝힌 그는 "하지만 엄마가 운동 대신 공부를 적극 권유해 유학을 오게 됐다"고 말했다.

지금도 가끔 아버지와 테니스 게임을 하고 나면 "선영이가 운동을 했으면 대성했을 텐데 라며 아빠가 아쉬워 한다"고 전했다.

노선영씨는 이번 자원봉사를 통해 아버지의 운동 세계와 어린시절 자신의 꿈을 간접 경험하고 있는 셈이다.

학업과 자원봉사를 병행하느라 몸이 힘들긴 하지만 마음만은 정말 즐겁다고 밝혔다.

"원래 아침 잠이 많은 편인데 동생같은 어린 선수들이 아른거려 일찍 나서게 된다"고 밝힌 그는 "하지만 수업은 빠지지 않으려고 한다. 수업이 있는 날은 할수 없이 오후에 선수촌에 나오게 된다"고 야무진 면도 보였다.

노선영씨는 이번 자원봉사를 통해 국가대표 선수들의 세계 뿐만아니라 지업 업무를 맡고 있는 대한체육회(KOC) 직원들의 힘든 모습을 처음 알았다고 밝혔다.

"선수들의 먹거리를 해결하기 위해 직원들이 싱가포르 시내를 뛰어다니며 컵라면과 햇반, 김치 등을 구해 끙끙대며 들고 오는 모습을 봤다"는 노씨는 "뒤에서 그런 지원이 있기 때문에 선수들이 마음 편하게 운동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는 것을 알았다"고 전했다.

"이번 자원봉사 활동은 두고두고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는 노씨는 "지금 운동이 아닌 공부를 하고 있지만 아빠 이름 앞에 어울릴 수 있는 딸이 되고자 열심히 살고 싶다"며 밝게 웃었다.

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정리 테니스코리아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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