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7월말~8월초에 강원도를 돌면서 각 시군의 가 볼만한 테니스 코트를 방문하고 그곳에서 운동하는 동호인들의 클럽탐방, 그리고 각 지역의 볼거리와 먹거리를 취재하며 열흘째 되는 날 영월에 머물고 있었다.
마침 그 여행 기간에 전주에서 열리는 제1회 시각장애인 테니스 대회 취재를 위해 꼭 방문해야 한다는 전화를 받고 새벽 3시에 영월을 출발, 서울을 경유하여 전주에 도착했다.
실로 그 대회를 지켜보면서 인간의 능력이 얼마나 무한한 것인지를 알게 되었다.
정확히 1년 전 우석대학교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이 처음으로 선 보인 시각장애인 테니스 시범경기를 취재 할 때만해도 과연 시각장애인들이 테니스를 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가졌다.
볼을 제대로 넘기기 보다는 라켓의 가운데도 못 맞추고 소리를 쫒아가며 넘어지기 일쑤였다.
지난 7월1일 인천혜광학교에서 시범경기를 취재할 때도 역시 마찬가지 느낌이었다.
그러나 처음으로 열린 장애인 테니스 대회 결승까지 지켜보면서 탄성이 저절로 나왔다.
열 번이고 스무 번이고 달려가 볼을 넘기는 신체적인 핸디캡이 있는 장애자들도 테니스를 통해 재미를 느끼고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날이기도 했다.
눈이 잘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인들이 소리를 듣고 테니스를 한다는 것은 혁명이고 기적이다.
'혁명에는 장미꽃 향기가 난다'는 말이 결코 헛된 표현이 아님을 깨달았다.
한여름, 모두들 더위를 피해 산으로 바다로 여행을 떠나는 휴가 기간임에도 먼 거리 마다하지 않고 나와 봉사하고 있는 심판진과 임원진, 대회 준비를 위해 고군분투한 라종일 우석대학교 총장님이하 김교성 부산여대 이사장님, 정진자 특수교육과 교수님, 그리고 우석대 특수교육과 학생들과 지도자들을 보면서 다중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고 무에서 유를 창출하는 제대로 사는 삶이란 어떤 것인지를 새삼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잠이 부족해 빨간 토끼눈을 하고 있었지만 감격적인 순간을 함께 지켜 볼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적금통장이 아니라 '적심통장'이라고 한다. 우리의 마음을 담아 쌓아두는 적심통장은 돈 없이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이해의 통장, 봉사의 통장, 감사의 통장, 인내의 통장..
모든 것이 정상이어서 감사를 잊고 사는 우리 동호인들도 한걸음 나아가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작은 시간을 쪼개어 직접 가르치는 정성을 보인다면 물론 두툼한 적심통장을 갖게 되리라 믿는다.
제1회 한국시각장애인테니스연맹 회장배 시각장애인 테니스 대회
8월 5일 전북 완주군 우석대학교 체육관에서 '제1회 한국시각장애인 테니스대회'가 열렸다.
눈이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인들이 소리를 듣고 달려가 테니스를 하는 특별한 경기다.
1년 전 결성된 시각장애인연맹에서 활동하는 임원진들은 그동안 전국의 맹학교를 돌며 시범경기를 펼치며 홍보해 왔다.
앙골라 대사관 관계자와 몽산스님 등 많은 귀빈이 참석한 개회식에서 우석대 총장인 라종일 시각장애인협회 회장은 처음으로 열린 이번 장애인 테니스 대회에 대해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f라종일 회장은 수많은 사회복지 행사 중 이 대회의 함축된 의미를 말한다면 "교육행사로 대회 참가 선수의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시각장애인들에 대한 정서적인 문제임은 물론이고 스포츠 행사로 장애인들에게도 기회를 주는 것이다. 또한 사회봉사와 사회복지 차원의 행사로 소홀해서는 안 되는 장애인들에 대한 관심이고 개척의 의미다"며 새로운 영역인 시각장애인 테니스를 국내외 보급, 미천한 역사지만 발전적인 사회의 한 면을 새롭게 개척하여 해외 보급을 위해 장려해야함을 강조했다.
또한 시각장애인 테니스가 아직 시작 단계인 만큼 부족한 것도 많지만 향후 국제 장애인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되는 그날까지 정성을 다 하겠다는 다짐을 했다.
김교성 부산여대 이사장은 "첫 대회에 약시가 11명, 전맹이 2명 출전했다. 참가인원이 만족스럽지는 못하지만 앞으로 뻗어나갈 초석을 만들었다는 것에 의미가 크다. 잘하고 못 하고를 떠나 시각장애인들도 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 시켜주었다"며 앞으로 큰 기폭제가 되리라고 확신했다.
시각장애인이면서 소아마비 증세를 앓고 있는 인천 혜광학교의 배민기는 "다리 때문에 아무런 운동도 할 수 없었는데 테니스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공만 보고 집중해서 넘기다 보니 너무 재미있다"며 이렇게 뛸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신 것에 감사드린다는 표현을 거듭 강조했다.
우석대학교 특수교육학과 대학원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펼쳐진 경기는 나이제한이나 성별 관계없이 약시들만 출전하는 개인전과 약시와 전맹이 함께 뛰는 복식경기로 나누어 진행되었다.
겨우 두 달 전에 시범경기를 보고 테니스를 지도하기 시작한 인천혜광학교는 총 네 명이 출전해 전부 입상을 하였다.
학생들에게 테니스를 지도한 인천혜광학교의 박홍길 선생은 "방학 동안에 통학하는 학생들은 학교에 자주 나오지 않아 광명원 기숙사에 머무는 학생들을 위주로 2주일 동안 연습을 시켰다"며 "잘 안보이기 때문에 자꾸 공을 건드리기만 해서 기술적인 것 테크닉 없이 길게 주고 받는 것만 단순하게 가르쳤다"고 지도법을 소개했다.
박홍길 선생은 "다른 종목을 가르친 경험에 의하면 한꺼번에 많은 것을 요구하면 오히려 의욕이 상실되어 능률이 오르지 않았다"며 "경기를 통해 스스로 습득해야만 자기 자신의 것이 된다"는 것을 지도 원칙이라고 밝혔다.
결국 테니스를 통해 정신 산만하던 아이들이 운동에 재미를 붙이면서 집중력도 늘고 굉장히 좋은 반응을 보였고 게임의 승패와 상관없이 여러모로 운동효과가 나타났다고 털어놓았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인천혜광의 김선도는 현재 한쪽 눈만 전맹으로 약시로 출전했다.
비 오듯 쏟아지는 땀을 닦아내던 김선도는 "아침에 집을 나서며 최선을 다하게 해 달라고 하느님께 기도했다. 땀을 흘리며 뛸 수 있는 테니스가 너무 재미있다. 지지 않으려고 열심히 하다 보니 우승을 하게 되었는데 여기까지 올 수 있게 지도해 주신 박홍길 선생님께 감사드린다"며 테니스를 하면서부터 매사에 자신감이 생겼음을 전했다.
이번 대회 준비를 총괄한 우석대학교의 특수교육과 정진자 교수는 "대회 날짜를 다른 영역의 지적장애자들에게도 테니스를 시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 유아특수교육과 대학원생들이 참관할 수 있는 날짜로 했다. 특수교육과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도와줘서 특별한 어려움 없이 준비할 수 있었다"며 겸손한 미소를 지었다.
대회는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부산맹학교, 우석대학교, 인천혜광학교에서 모두 11명이 출전하여 예선부터 모두 토너먼트로 진행되었으나 승패를 떠나 시각장애인 테니스 대회의 첫 발을 디뎠다는 것에 더욱 더 의미가 깊다.
참가한 선수들에게 티셔츠를 마련해서 주고 그외 참가한 선수들의 입상한 점수를 합하여 종합우승을 차지한 학교에 50만원, 준우승 30만원, 20만원의 상금이 주어졌다.
노랗게 금빛 나는 트로피를 만지작거리는 시각장애인 학생들의 표정이 조명불빛보다 더 반짝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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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시각장애인테니스대회에서 종합우승을 차지한 인천 혜광학교 선수들과 박홍길 지도교사
f라종일 회장은 수많은 사회복지 행사 중 이 대회의 함축된 의미를 말한다면 "교육행사로 대회 참가 선수의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시각장애인들에 대한 정서적인 문제임은 물론이고 스포츠 행사로 장애인들에게도 기회를 주는 것이다. 또한 사회봉사와 사회복지 차원의 행사로 소홀해서는 안 되는 장애인들에 대한 관심이고 개척의 의미다"며 새로운 영역인 시각장애인 테니스를 국내외 보급, 미천한 역사지만 발전적인 사회의 한 면을 새롭게 개척하여 해외 보급을 위해 장려해야함을 강조했다.
